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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인간에게는_말하자면 육체에 한해서_ 시간이 존재하오. 다시 말하면 시간과 날과 달과 해가 지나가는 거요. 육체에 한해서만 구체적인 세계가 존재할 수 있소.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 크거나 작거나 딱딱하거나 부드럽거나 견딜 수 있거나 약한 것들 말이오. 하지만 영혼은 무한하오. 그건 단지 인간의 육체에 머무를 뿐이오. 70년 전에 얘기하던 나는 지금 얘기하는 나와 같은 것이오. 영혼에는 육체적인 어떤 것도 없소. 내가 어디에 있건 무슨 일이 일어나건, 말하고 있는 나, 내 영혼은 그대로이고 항상 비육체적인 것이오. 그러므로 시간의 존재는 육체만을 위한 것이오. 영혼에 있어 시간과 장소 그리고 물리적인 세계는 실재의 의미가 아니오. 그러므로 우리는 영혼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죽은 후에 어디로 가는지를 사실 질문할 수가 없는 거요. 왜냐하면 '일어날지'라는 것은 이미 시간을 가리키고, '어디로'라는 것은 장소를 가리키기 때문이오. 일단 육체가 멈추고 나면 시간과 장소는 영혼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소.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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