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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17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2. 2013.04.15 사진에 관한 짧은 요약 / 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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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고대 그리스어: Καιρός라틴 문자전사: Kairos, 라틴어형: Caerus)는 그리스어로 '기회 (찬스)'를 의미하는 καιρός를 신격화한 남성신이다. 원래는 '새긴다'라는 의미의 동사에 유래하고 있었다고 한다. 히오스의 비극 작가 이온에 의하면,제우스의 막내동이로 되어 있다.


카이로스의 풍모의 특징으로서 두발을 들 수 있다. 후대에서의 그의 조각은 앞머리는 길지만 후두부가 벗겨진 미소년으로서 나타내지고 있어 '기회의 신은 앞머리 밖에 없다' 즉 '호기는 빨리 포착하지 않으면 나중에 파악할 수 없다'라는 의미이지만, 이 속담은 이 신에 유래하는 것이다고 생각된다. 또, 양다리에는 날개가 뒤따르고 있다고도 한다. 올림피아에는 카이로스의 제단이 있었다.


그리스어에서는 '때'를 나타내는 말이 καιρός (카이로스)와 χρόνος (크로노스)의 2가 있다. 전자는 '시각'을, 후자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또, '크로노스 시간'으로서, 과거부터 미래로 일정 속도·일정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흐르는 연속한 시간을 표현해, '카이로스 시간'으로서, 일순간이나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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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한 짧은 요약

 

 

 

1. 사진은 첫째로, 보는 방식이다. 보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2. 사진은 불가피하게 '현대적'으로 보는 방식이라, 발견과 혁신의 기획에 우호적인 편견을 갖고 보게 된다.

 

3. 이제 오랜 역사를 갖게 된 이 "보는 방식"이 우리가 사진에서 무얼 찾는지, 주로 어떤 걸 보는지를 결정한다.

 

4. 현대적으로 보는 방식은 파편으로 보는 것이다. 현실은 본래 무한하며 지식은 끝이 없다고 느껴진다. 따라서 경계라든가 통합하는 개념이라든가 하는 것은 오도하거나 선동하는 것이고 좋게 말해도 잠정적일 뿐이며 최종적으로는 언제나 거짓이다. 어떤 통합 개념에 비추어 현실을 보면 우리의 경험에 형태와 모양을 부여하는 이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현실의 무한한 다양성과 복잡성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고 현대적인 보는 방식은 일러 준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만들고 싶은 것(우리 사회, 우리 자신)을 다시 만들 힘과 권리를 억누르게 된다. 더 많은 것을 보는 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고들 말한다.

 

5. 현대사회에서는 카메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현실에 다가가는 주된 경로다. 또한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의 이미지를 무한하게 받아들이고 새기리라고 생각된다. 카메라는 우리가 '실재'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정의하고, 카메라는 지속적으로 현실의 경계를 밀어 넓힌다. 사진가들은 자기 자신이나 아니면 곳곳의 사회적 갈등 가운데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감춰진 사실을 드러내는 사진을 찍을 때 특히 칭찬을 받는다.

 

6. 현대적인 아는 방식에 따르면, 어떤 것이 '실재'가 되려면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사진이 사건을 확인하다. 사진이 사건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기억할 만한 것으로 만든다. 전쟁, 악행, 유행병, 자연재해라고 불리는 것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려면 사진 이미지를 부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유포하는 다양한 시스템(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잡지)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7. 현대적인 보는 방식에서 현실은 일차적으로 겉모습이며 따라서 언제나 변화하는 것이다. 사진은 겉모습을 기록한다. 사진은 변화의 기록, 과거 파괴의 기록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사진을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의에 따라 현대적이다.) 모든 정체가 구조물이라는 걸 안다. 반박할 수 없는 유일한 실체는 (정체를 파악하는 최선의 실마리는) 사람이 어떻게 보이느냐라는 것이다.

 

8. 사진은 파편이고, 힐끗 보기다. 우리는 힐끗 본 것, 파편을 축적한다. 사람은 누구나 수백의 사진 이미지를 언제라도 바로 불러낼 수 있도록 머릿속에 저장한다. 모든 사진은 기억할 만한 것이 되려고, 다시 말해 잊히지 않으려고 애쓴다.

 

9. 우리를 현대적이라고 정의하는 시각에서 보면 세부 항목이 무한히 많다. 사진은 세부적이다. 따라서 사진은 실제처럼 보인다. 현대적이라는 것은 세부 항목들의 가차 없는 자율에 사로잡혀 지내는 것을 뜻한다.

 

10. 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식은 오늘날 예술로 간주되는 지식의 한 형태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겪는 끔찍한 잔학함과 부당함을 찍은 사진은 우리(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특권을 누리는 우리)에게 분기하라고, 이 끔찍함을 막기 위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한편 다른 종류의 관심을 요청하는 사진도 있다. 이런 사진들은 느끼고 행동하라고 촉구하는 일종의 사회적, 도덕적 선동이 아니라, 주목을 이끌어 내려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보고, 주목하고, 인식한다. 이게 더 세련되게 보는 방식이다. 이렇게 보는 방식을 우리는 예술로 생각한다.

 

11. 사회 참여에 앞장서는 사진작가 가운데 작품이 너무 예술처럼 보인다고 비난을 듣는 이들이 있다. 예술로 생각되는 사진도 이와 비슷한 비난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이 심각한 현실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사진은 우리가 유감스럽게 생각할 만한 사건, 상황, 갈등을 보여 주면서 우리에게 거리를 두라고 한다. 무언가 아주 끔찍한 것을 보여 주면서 우리가 끔찍한 것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도 한다. 혹은 단순히 아주 흔해 빠진 모습을 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날의 가장 뛰어난 사진 가운데 상당수가 그렇다. 흔한 광경을 보고 그걸 감상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고도로 발달된 관습에 기댄 것이다. 아이러니는 세련된 전시나 책에서 흔히 그러듯 초현실주의적으로 사진들을 병치하는 관습 때문에 자리 잡았다.

 

12. 사진은 여행, 관광의 최상의 형태이고 세계를 넓히는 가장 주요한 현대적 수단이다. 예술의 한 갈래이기 때문에, 세계를 확장한다는 사진의 기획은 도전적이고 관습을 거스르는 주제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은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것도 존재한다. 이런 것도. 또 이런 것도." (그리고 이런 것들 모두 '인간'이다.) 그러나 이 지식을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실제로, 말하자면 우리 자신에 대한, 비정상성에 대한, 배척당하거나 비밀스러운 세계에 관한 지식이라면?

 

13. 지식이라고 부르건 인식이라고 부르건 무언가를 경험하는 독특하게 현대적인 이 방식에 대해 분명한 것이 한 가지 있다. 보는 것, 그리고 그 파편의 축적은 결코 완결되지 않는다.

 

14. 최종적인 사진은 없다.

 

 

 

 

문학은 자유다에서 발췌

수전 손택 / 홍한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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