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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은 항상 그 작품의 작가보다 오랜 생명을 유지하는 듯하다. 쉽게 말해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연습하는 일이다. 순수한 언어적 필연성에서 벗어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작품을 쓰게 하는 것은 죽어가는 자신의 육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세계 ㅡ 자신의 개인적 문화 ㅡ 자기 자신의 비언어의미적 연속체의 특정한 것들이 살아남도록 하는 충동이다. 예술이란 좋은 것이 아니라, 양자택일적인 실존이다. 예술은 현실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즉 현실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시도이다. 예술이란 낱말들을 발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육체를 구하는 정신이다. p.49-50
요세프 브로드스키 <하나도 채 못되는> 중에서